[성산칼럼] 검투사의 운명, 어느 공무직 노동자의 이야기
[성산칼럼] 검투사의 운명, 어느 공무직 노동자의 이야기
  • 이형로
  • 승인 2019.04.02 08: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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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시는 15만4,000볼트 고압 송전탑을 이고 사는 노동자 두고 볼텐가
"박준배 시장과 일반 공무원들, 이런 주거시설서 살 수 있는가" 시민 분개
이형로 논설위원/김제뉴스
이형로 논설위원/김제뉴스

우리는 로마 시대의 검투사를 잘 몰라도 영화 ‘글래디에이터(검투사)’란 영화로 검투사가 무엇인지는 안다. 나이 지긋한 노년들은 종교 영화 ‘벤허’에 등장했던 검투사를, 그 보다 아래 장년 이하 연배들은 영화 ‘글래디에이터’를 통해 검투사를 알고 있다.

영화에서 보였듯이 2,000년도 훨씬 전에 로마 검투사들은 로마 시민들에게 유흥을 주기 위해 원형 경기장에서 맹수들과 아니면 같은 검투사들끼리 생명을 걸고 싸웠다. 이들은 경기장을 돌며 시합을 하다 살아남아 은퇴하거나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필자가 아주 오래된 먼 서양 나라 검투사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있다. 필자는 몇 일전 우리 지역의 공무직 노동자를 만났다. 한 시간 넘게 대화를 나눴다. 묻고 듣는 내내 필자의 뇌리에는 원형 경기장에 서 있던 검투사들의 운명만 떠올랐다.

필자가 다른 일행과 방문한 곳은 백학동 폴리텍대학 김제 캠퍼스 옆에 있는 김제시 양묘장이었다. 여기서 김제시 축제와 사철 거리의 화분과 화단을 채울 꽃들의 묘 대부분을 생산한다고 한다. 이 양묘장은 시민들의 눈과 마음을 충족시키는 막중한 일을 하는 곳이다.

문제는 이곳에서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한 공무직 노동자의 거주 환경이다. 공무직 노동조합 관계자의 이야기를 듣고 찾아간 양묘장 안의 거주 환경은 놀라웠다. 그가 사는 집은 5cm 두께의 경량 패널 단열 벽체에 칼라 강판 지붕이 그럴듯한 지붕위로 154,000볼트의 고압선이 지나고 있었다.

타 지역 고압선 근처에서 벌어졌던 문제를 뉴스로만 봤던 필자는 정말 놀랐다. 우선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관리 노동자의 운명이려니 하고 받아들이는 듯한 순종적인 태도에 또 한번 놀랐다. 위험하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지만 불안함을 떨치지 못하고 시의 대책이 나아졌으면 하고 순하게 말을 나누던 그가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동안 김제시에 고압송전탑으로 인한 건강권 피해를 제기하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지만 속 시원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또 “올해 들어 처음으로 김제시로부터 예산 5 천만 원을 세워 집을 수리해 주겠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말에선 더욱 기가 막혔다.

또 하나, 이 문제와 관련해 언론에 보도된 김제시 관계자의 해명은 헛웃음만 나온다. 시 관계자는 “양묘장 관리직원의 주거시설을 다른 곳에 마련한다는 것은 현재로선 많은 어려움이 있다”면서 “과 차원에서 더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대책을 강구해 보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시민의 안전과 행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날 이때까지 동분서주하는 박준배 김제 시장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 주말에 이 기사가 보도되고 인터넷방송에서 이 문제를 크게 다루면서 김제지역의 최대 이슈가 되고 있음에도 김제시는 미동도 없다. 과연 시장이 말하는 시민의 안전과 행복‘은 무엇인가? 또 천여 명이 넘는 공무원은 무엇을 하는 조직인가?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 보자. 시장과 천여 명 공무원 중 어느 누구 하나라도 여기에 거주하라면 살 수 있겠는가? 집을 질 수도 있는 돈으로 수리해서 살게 하겠다는 심보는 또 무엇인가? 경기장 안에다 철창 우리로 고쳐서 검투사를 다시 밀어 넣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왜 김제시정을 이끌어 가는 그들은 자신들의 처신이 최선인 것처럼 말하는가? 왜 우리 시민은 그들에게 고치라고 말하지 않는가? 우리는 모두 시민이다./이형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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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4-16 09:29:33
논설위원님 혹시 중학교 후배를 인터넷에서 공개적으로 명예훼손을 하고 형사고소 당하신 사건은 어떻게 되셨나요?
궁금해서 그럽니다. 설마 중학교 후배를 인터넷방송에서 공개적으로 명예훼손 하신 분이 신문에 글을 쓰고 있을까 싶어서
궁금하여 여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