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칼럼] 쪽박으로 가는 길, KTX 김제역 정차 서명 운동
[성산칼럼] 쪽박으로 가는 길, KTX 김제역 정차 서명 운동
  • 이형로
  • 승인 2019.03.20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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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김제역 정차 촉구 명분 부족..."쓸데없는 곳에 행정력 낭비말라"
이형로 논설위원
이형로 논설위원

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 김제시의 유관 기관․단체들이 모여 만든 ‘김제 모악회’에서 KTX 김제역 정차를 주장하며 향후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서명 운동에 참여하여 범시민운동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한다.

이어 뿌려진 ‘KTX 김제역 정차 촉구 서명문’을 보았다. 서명문을 읽어보니 감정에 호소하고 구차하다. 또 걸리는 지역의 각 사회단체의 지지 현수막을 보면서 수년전 우리 지역에서 벌어진 ‘석탄 화력발전소 유치’ 운동이 떠올랐다. 다시 그 길을 가야 하나하고 씁쓸해 진다.

김제시장과 김제시의회의장 명의로 뿌려진 KTX 정차 촉구 서명문에서 밝힌 내용을 살펴보자. 주 내용은 아래와 같다.

첫째, 전북 서부 지역 50여만 명의 KTX 이용을 책임져 왔던 김제역 정차가 중단 되었다.

둘째, 경부선은 구선, 즉 일반 선로에 KTX가 하루 16회 운행되고 있다. 하지만 호남선은 익산역에서 멈췄다.

셋째, 이는 지역 간 불균형이니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들 표방하는 현 정부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넷째, 전북 서부 지역 교통 중심지 역할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부안군민과 전주 혁신도시 주민의 교통 편익 증진을 위해서 반드시 관철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KTX가 김제역에 정차하면 필자도 좋다. 하지만 KTX 김제역 정차 추진위(가칭)가 벌일 일과 당할 일을 보면 안타깝다. 여기서 2012년 ~ 2013년에 ‘김제 석탄 화력 발전소 유치 운동’의 과정과 결말을 간단히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2012년 당시 김제시장은 발전소 유치 사업이 2조원이 우리 지역에 쏟아질 것처럼 여론을 이끌며 유치 동의를 하자고 행정력과 관변 조직과 단체를 총동원하였다. 그러나 지식 경제부와 한국 전력 심사 결과는 탈락이었다. 당시 지식 경제부 담당자와 한전 담당자와의 면담 자리에 필자도 동석할 기회가 있었다. 담당자들의 반응은 ‘해안도 아닌 내륙 평야 지대에 석탄 화력 발전소를 유치하겠다는 우리 시장이 황당하다’고 하였다.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있다. 위 이야기처럼 우리 지역이 KTX가 김제역에 서야한다는 입장은 ‘우리들만의 이야기’이다. 우리는 KTX 김제역 정차가 절실하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와 철도공단의 입장은 황당하다는 반응이 예측된다. 서울을 오가는 고속버스 4대가 다 채워지지도 않는 김제를 위해 엄청난 돈을 들이라고? 김제시는 김제시가 KTX 김제역 청차를 요구할 만한 합당한 명분을 만들라는 말이다.

KTX 김제역 정차 촉구 서명문의 주장은 우리들의 일방적인 이야기다. 마치 우리 지역에 2조원이 쏟아지니 공해 유발 ‘석탄 화력 발전소’를 지을 테니 허가해 달라와 다를 바 없다. 떼쓰기 하겠다는 이야기다.

행정력을 쓸데없는 곳에 낭비하지 마라. 일이 진행되는 모양을 보니 앞 일이 걱정이다. 곳곳에서 던지는 시장의 발언은 ‘이것만이 길이다’라는 주문만 외치는 그리스 사제를 보는 것 같다.

당장 그만 두고 우리시의 행정을 살펴야 한다. 수십억 원씩 들어가는 예산 사업들에는 일언반구도 없다. 교통 오지가 되어 쪽팔리니 KTX 김제 역사 신설도 아닌 옛 선로에 KTX를 정차 시켜달라는 요구 아닌 촉구는 더욱 쪽팔린다. 김제에 가기 불편하니 김제에 KTX를 정차해 달라고 왜 외부인들이 요구하도록 만들 생각이 없는가?

KTX 김제역 정차를 필자는 찬성한다. 그러나 지금의 서명 촉구 운동은 분명히 반대한다. 이런 식의 유치는 김제시가 쪽박 차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안을 살피는 것이 먼저고 밖에 요구하는 것은 다음 일이다./이형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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