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김제시의 은행나무 사랑
[천자칼럼]김제시의 은행나무 사랑
  • 임현철
  • 승인 2018.12.10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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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가로수 수종 시민 의견 묻지 않고 은행나무로 선정
"팔리지 않는 은행나무 재고 정리 해주는 거냐" 비난

은행나무는 지금으로부터 2억 3천~2억 7천만 년 전 페름기 초기 형태의 은행잎 모양이 알려질 만큼 일찍 지구상에 나타났다.

은행나뭇과의 낙엽교목으로 현생하는 은행나무 잎과 비슷한 잎이 화석으로 남아 있다. 그동안 몇 번 있었던 혹독한 빙하시대를 지나면서 많은 생물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는데도 의연하게 살아남은 은행나무를 우리는 ‘살아 있는 화석’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 심었는지 확실치 않은데, 경기도 용문사에 있는 은행나무의 나이가 1,100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돼 가장 오래됐다.

용문사의 은행나무가 천연기념물 제30호로 지정된 것을 비롯해 현재 19그루의 은행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를 받고 있다.

특히 은행나무는 불에 잘 타지 않고, 병충해에도 강해 오래 살며, 흔히 가로수나 정자나무로 많이 심었다.

가을이면 은행잎이 노랗게 변해 운치를 더해 주며 오고가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은행나무가 언제부턴가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로 바뀌었다.

낙엽이 된 은행잎을 치우는데 많은 일손이 들어가고 특히 열매에서 나는 고약한 냄새 때문에 자치단체마다 민원이 들끓어 급기야 가로수인 은행나무를 캐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김제시는 이런 은행나무를 가로수 수종으로 선택해 열심히 심고 있다. 가로수 수종에 대해 시민들에게 한 번도 물어본 적도 없다. 그냥 심는다. 수종도, 수령도, 식재 시기도, 위치도 고려치 않고 빈땅이 보이면 식재하는 식이다. 박준배 시장이 은행나무를 좋아한다는 것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시의회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김제시의회 이정자(비례대표) 의원은 최근 시정질문을 통해 “김제시는 가로수 수종에 대해 시민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은행나무를 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쯤 되면 김제시의 은행나무 사랑이 눈물겨울 정도 아닌가. 그러나 김제시의 은행나무 사랑이 시민들의 정서와는 한참 동떨어져 있어서 문제다.

일각에서는 김제시가 가로수 수종을 은행나무로 선택하는 데 대해 무슨 곡절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보이고 있다.

이를테면 최근 미세먼지 등으로 환경이 크게 오염되면서 지구상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는 은행나무를 김제시에서 보존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는 의구심 말이다.

김제시가 은행나무를 고집하는 이유가 이런 의구심이 아니라면 가로수 수종을 선택할 때 제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라.

시민이 주인이라고 말해 놓고 주인이 싫어하는 짓만 골라 하면서 어떻게 행정을 믿어달라고 얘기를 할 수 있나. 이제는 관치시대와 같은 일방적인 행정으론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되는 일도 없다.

“김제시가 잘 팔리지 않는 은행나무 재고 정리 해 준다”는 괜한 오해 불러일으키지 말고 시민들에게 물어 봐라./편집국장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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