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생산 기반 마련 전남도 역점사업 추진
김제시는 새만금에 무슨 그림 그리고 있나
전통의 산업구조로는 인구 유입 일자리 창출 요원

우리나라 17개 광역자치단체와 226개 기초자치단체들이 ‘앞으로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지’ 성장 동력을 찾는데 골몰하고 있다.
과거 전통 방식의 산업구조로는 더 이상 설자리가 없다는 절박함에 지방정부들이 앞 다퉈 다양한 정책을 개발하는데 행정력을 쏟고 있다.
얼마 전 전라남도는 해상풍력발전단지의 원활한 조성을 위해 해상풍력 터빈을 설치하는 전용 설치선(WTIV)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전남풍력산업협회와 한국전력공사, 한국남동발전, 한국서부발전 등 발전 공기업이 대거 참여해 지자체 최초로 ‘해상풍력 터빈 전용 설치선(WTIV) 확보 방안 마련을 위한 공동용역’을 추진하는 것이다.
해상풍력 터빈 전용 설치선은 터빈과 타워, 블레이드 등 초대형·고중량의 해상풍력발전기 주요 부품을 싣고 해상에서 이를 조립해 설치하는 전용 선박이다.
세계풍력에너지위원회(GWEC)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해상풍력 터빈 전용 설치선은 전 세계적으로 137척이 운영 중이나, 이중 단 9척만이 10MW급 이상 대용량 터빈 설치가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도는 앞으로 세계적으로 해상풍력 누적 설치용량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용량 터빈 설치가 가능한 전용 설치선 확보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전용 설치선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전남도가 미래의 먹을거리를 해상풍력산업에서 찾겠다는 것으로 도의 역점사업이기도 하다.
국내 해상풍력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다. 해상풍력 터빈 전용 설치선 뿐만 아니라 해상풍력 전용 항만 및 배후단지 등 인프라가 크게 부족하다.
특히 해상풍력산업은 울산, 전북, 인천, 충남 등에서도 진행 중이지만 전남이 가장 앞선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해상풍력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우선 해상풍력 터빈 전용 설치선 확보 문제 뿐만 아니라 인허가 기간 단축을 위한 풍력발전 보급촉진 특별법 제정, 수산업과 해상풍력의 상생방안 마련(주민 수용성), 해상풍력 전용 항만 및 배후단지 개발 등이 그것이다.
이를 위해 전남도는 정치권은 물론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전라북도와 김제시는 어떤가.
김제시의 경우 십 수 년간의 싸움을 통해 새만금방조제 준공으로 막혔던 바닷길을 겨우 열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새만금 내부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동서2축도로 관할권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고 터덕거리고 있다.
새로운 땅이 만들어 질 곳에 무엇을 어떻게 담아낼지, 새만금신항만은 또 어떤 항만으로 개발을 할지 구체적인 청사진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지방소멸도시 앞순위에서 오르락거리는 김제시가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통의 산업구조를 어떻게 바꿀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재정자립도 최하위권을 맴도는 김제시 만의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후위기에 따른 산업 재편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행정이 이를 선도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면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30여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사실상 목을 매 왔던 새만금지역이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전진기지로, 특히 RE100을 실현할 수 있는 최적지로 부상하고 있는 때에 김제시가 신재생에너지 인프라를 만드는 정책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
김제시 관내에는 수출기업들이 무수히 많이 있다. 앞으로 이들 기업은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서는 제품을 만들어도 수출을 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한다. 수출을 한다고 해도 탄소세 등과 같은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채산성이 맞지 않아 결국 수출을 하지 못하게 된다.
김제시 관내 수출 기업들은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 확보가 용이한 곳으로 둥지를 옮길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기업이 찾아야 일자리가 생기고 인구가 증가한다. 무늬만 가지고 있는 기업유치는 오래갈 수 없다.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행정이 그 판을 깔아 줘야 한다.
전북도와 김제시 행정이 이런 위기 앞에서 어떤 정책을 개발하고 결정을 해야 하는지는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주)제이에코에너지 이사 최병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