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에게 전달해 주세요”
건축 현장 일을 하면서 벌어들인 수입의 일부를 불우이웃에게 써달라며 성금을 기탁한 한 시민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지난 13일 김제시 요촌동행정복지센터. 모자를 눌러 쓴 고령이 남성이 서툰 글씨로 “조은 곳에 쓰여 주세요”라고 적힌 노란 봉투를 내밀고 황급히 사라졌다.
노란 봉투에는 현금 300만원이 들어 있었다. 요촌동사무소 보건복지팀은 한 순간에 분주해 졌다.
직원들은 봉투를 놓고 쏜살같이 사라진 시민을 뒤쫒아 겨우 찾았지만 이 시민은 한사코 손사래를 쳤다.
현금 봉투를 내밀고 달아난 시민은 요촌동에 거주하는 신현수(75)씨.
신씨는 고령의 몸을 이끌고 건축 현장에서 미장을 하며 모은 급여의 일부를 틈틈이 모아 불우이웃돕기에 나선 것이다.
신씨는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성금을 전달하고 조용히 가고 싶었다”며 “시민들이 코로나19로 힘들지만 용기 잃지 말고 더욱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또한 신씨는 “많이 부족하지만 미장일 하나는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다”며 “지역에서 내 도움이 필요한 이웃이 있다면 재능기부를 하고 싶다. 나이가 들고 직업 특성상 일이 없는 날이 많지만 일할 수 있음에 감사를 느끼며 일해서 번 돈은 기부해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박진희 요촌동장은 “신씨의 선행에 감동을 받았다”면서 “앞으로도 신씨와 같은 시민이 더 많이 나와 더불어 사는 지역공동체를 만들 수 있도록 행복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임현철 기자(limgi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