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황산을 김제시민의 품으로'...사드든 뭐든 무기배치는 절대 안돼
[기고] '황산을 김제시민의 품으로'...사드든 뭐든 무기배치는 절대 안돼
  • 박석분
  • 승인 2020.12.03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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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 정상 올라 김제의 너른 평야 보는 게 소원
사드가 들어오는 건 아닐까?...시민 불안감 확산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조직위원 박석분/김제뉴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조직위원 박석분/김제뉴스

느닷없는 지뢰제거작전

지난 4월부터 김제 황산 일대에서 지뢰제거작전이 진행되었다. 미사일 기지였던 이 지역에 매설된 1000발의 지뢰 중 994발을 1999년에 제거했으나 아직 6발을 찾지 못했는데 이번에 그것을 찾는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2)

“12년 동안 방치했다가 왜 갑자기 지뢰제거작전인가?”하는 주민들의 질문에 군은 김제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내년까지 계속된다고 답했다. 이제 그만 황산을 돌려달라는 김제시민들의 요구에 부지 소유자인 공군 측은 “새로운 무기체계 도입 계획이 있다”고 했다. “사드냐?”는 질문에는 아니라고 대답했다.(3)

황산 정상에 올라 김제 너른 평야를 보는 게 소원

전봉준은 전주화약(1894. 5. 7) 이후 기존 집강소를 자치기구로 전환하여 농민들의 자치를 실시했는데 그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곳이 김제 원평이다. 원평 집강소 맞은편에 장터가 있다. 일제강점기 독립만세운동이 뜨겁게 일어났던 곳이다.(4)

원평에서 서북쪽으로 10km 정도에 황산이 있다. 황산(凰山)은 봉황을 닮았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해발 121미터인 황산의 물줄기는 원평천(院坪川)을 통해서 동진강으로 합류하여 새만금 지역으로 들어간다.(5) 황산 정상에 오르면 너른 김제평야가 한 눈에 들어온다. 맑은 날엔 새만금이 보인다.

한국 전쟁 후 미군들이 황산 일대에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을 배치했다.(6) 이에 관한 기록이 있어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인 재일본 조총련 공작원 B에게 전북 김제, 황산과 부안, 변산에 미사일기지가 있는데 그중 황산까지는 김제역에서 6킬로미터쯤 떨어져 있고 밤에는 대낮같이 전기불이 켜져있다는 등 공소사실 내용과 같은 제보를 하였던 사실은 인정된다.(7)

김제 어르신들은 “그건 핵무기였다”고 증언한다.<이글은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기관지 <평화누리통일누리> 202011월호(199)에 게재한 것을 보완한 것임. (2)<‘20년 김제포대 지뢰제거작전 추진 경과보고>, 2020. 10. 23. (35사단) 공병대대. (3)20201023일 황산 인근에서 진행된 민관군 협의회에 참가한 평통사 회원들의 증언과 기록. (4)동학 관련 김제 역사에 관한 블로그들 참조. (5)김제문화대백과 참조. (6)위 민관군협의회에서 육군 중령의 발언. (7)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정보 광주고법 국가보안법위반 피고사건, 1978. 10. 19. 선고(78노 297)>

김제에서 미군 부대가 철수한 시기는 정확하지 않다. 『주한미군30년』에 따르면 “1977. 11. 23 (중략)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 1개 대대와 어네스트존 미사일 1개 대대가 철수”라고 되어있다.(8) 미군은 대대를 해체하면서 장비를 한국군에게 이양한다.(9)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은 항공기 격추용 지대공(地對空) 미사일, 핵탄두를 싣고 평양을 타격할 수 있는 지대지(地對地) 미사일 등 두 종류”(월간조선, 2015년 6월호)였다고 하니, 어르신들이 “핵무기가 있었다”고 하는 말은 근거가 없는 게 아니다.

지금도 황산에는 기지 방어용 이중 철망이 완고하게 쳐있는데, 대인지뢰도 기지 방어를 위해 매설한 것이다. 이 같은 시설들은 핵무기 발사기지의 보안을 위한 조치라고 보아야 한다.(플래툰, 2020. 1)

한국군은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을 2014년까지 운용했으며 2008년 패트리어트로 대체했다(국방일보 2014. 6. 1). 공군 5포대 기지로 사용되던 김제포대는 이 때 철수했고(아주뉴스, 2015. 6. 2) 지금까지 12년 동안 유휴지로 방치되었다. 부대 철수 후 줄곧 시민들은 군사보호구역 해제를 요구했지만 국방부는 “신무기 배치” 가능성을 언급하며 수용하지 않았다..<(8)서울신문사편, 『주한미군30년』, 1978, 연표에서 인용. 9)위 책 395쪽.>

미사일 기지가 생기면서부터 주민들은 황산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이중 삼중으로 굳게 쳐진 철망문이 길을 가로막는다. 김제 시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정상에 오르지 못하니 답답하다!”

“황산 정상에서 김제평야를 보는 게 소원이다!”

사드가 들어오는 건 아닐까?

공군이 “사드는 아니라”고 하지만 시민들은 불안하다.

김제포대를 관리하는 공군 제 8325부대는 공군방공유도탄사령부(유도탄사) 소속이다(국방일보, 2019. 5. 9). 발칸, 신궁, 호크, 천궁, 패트리엇 등 방공무기체계로 적 항공기에 대응하고 미사일 요격 임무를 수행한다. MD작전을 펼친다는 이야기다. 조기경보 레이더인 그린파인 레이더를 운용한다(이데일리, 2020. 6. 16).

군산 국가산단과 새만금 등 서해안 지역 대공방어를 담당하는(우리군산, 2012. 5. 10) 공군 8325 부대는 종합전술훈련에 참가하여 레이더, 발사대, 교전통제소 등 장비를 이동 설치하는 ‘전개훈련’과 실제 항적을 이용한 ‘방공훈련’ 등을 실시한다(국방일보, 2019. 5. 9). JEON 1단계 사드 원격발사에 따른 발사대 이동/재배치 훈련을 연상하게 하는 훈련이다.

이 훈련은 사드 성능개량과 관계가 없을까? 이와 관련하여 주목할 사실은 미국 미사일방어청이 사드 레이더를 활용해 패트리어트로 적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시험에 성공했다(자유아시아방송, 2020. 10. 6)는 것이다. 사드와 패트리어트 무기체계를 통합하는 JEON 2단계가 실현되었다는 이야기다.

한미 양국군의 탄도탄 작전통제소가 연동되고 있고, 한미 간 ‘연합 방공 및 유도탄 방어 작전 협조본부(CAMDOCC) 운영 절차에 관한 합의’에 따라 미국이 한미 통합 MD를 전술지휘하고 있으며, 한미 MD 체계 통합 및 연동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더욱이 한미 양국군 패트리어트 부대가 대대급까지 통합 운영되는 상황등을 고려할 때 JEON 2단계 실현은 한국군의 패트리어트가 미군의 사드나 패트리어트와 연합 편재되어 미군의 직접적인 작전통제를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금으로선 김제포대에 들어올 ‘신무기’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사드가 추가배치될 가능성도, 사드 레이더를 이용하여 군산 미군기지를 방어하기 위한 패트리어트 포대가 들어올 가능성도 모두 열려있다.

황산을 시민의 품으로

황산 신무기 배치는 김제시가 야심차게 추진하려는 자유무역지역, 새만금 국제공항과 고속도로 주변 개발 추진사업에도 역행한다. 황산을 돌려받는다 해도 토양오염 문제가 남는다. 전라북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군부대 아래 토양에서 석유계 총 탄화수소(TPH)가 기준치 500ppm의 7배가 넘는 3,594 ppm이 검출되었다.(아주뉴스, 2015. 6. 2) 김제시는 토양오염 조사에 착수했지만 그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데일리전북, 2017. 12. 20)

김제 곳곳에는 동학농민혁명과 3.1만세 정신을 오롯이 지켜내려는 시민들의 소중한 노력들이 배어있다. 황산을 되찾는 것은 김제의 자주정신을 이어가는 것과 같다.

황산 되찾기를 통해 시민들의 힘으로 사드든 뭐든, 어떤 무기체계도 절대로 김제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래서 줄기차게 이어져온 자주, 민주를 향한 김제 시민운동의 꽃이 활짝 피어나기를 소망한다./‘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조직위원 박석분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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