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칼럼] 불명예 퇴진을 앞둔 김제시의장을 바라보며...
[지평선칼럼] 불명예 퇴진을 앞둔 김제시의장을 바라보며...
  • 박은식
  • 승인 2020.10.18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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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은 사필귀정이다"
박은식 자유기고가/김제뉴스 DB
박은식 자유기고가/김제뉴스 DB

올해 초여름 무렵 시작된 김제시의회의 불미스러운 사건이 이젠 후반기 의장 자리를 꿰찬 온 의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이 관내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니 필자 입장에서도 ̒사필귀정이라는 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으나 시의회를 이끄는 수장 본인이 임기 내 써 댄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으니 망신은 고사하고라도 자칫하다가는 불명예 퇴진도 바라 보게 생겼다.

우리는 떠날 때를 알고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은 아름답다고 말한다.

온 의장은 '수십 년간 쌓아온 공직자 경력, 3선의 의회 활동, 김제시 의장 등 화려한 발자취를 뒤로한 채, 명예롭게 내려올 수 있는 타이밍을 이미 놓쳐버려 명분도 실리도 모두 상실한 무늬만 시의장이라는 게 시민들의 마음이며 민심이다.

아울러 지난 몇 달 동안의 추문, 암투 등 일련의 사태에서 보여줬던 시의회 모습도 자정 기능을 상실한 채 침몰하는 한 척의 낡은 배일 뿐이었다. 물론 누구도 자신의 앞날을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이 지경까지 오는데 최소한의 예고나 전조 기미는 늘 따라오게 마련이다.

애초 남∙여 시의원 사건 때 털고 갔다면 수 년간 사용된 업무 추진비까지 들출 일은 생각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민주당 이원택 김제부안지역위원장이 도매금으로 넘어가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본인의 지역구에서 사상 초유의 주민소환이 진행되고 있는데도 마땅히 입장을 밝혀야 할 지역위원장은 어디에 있는지 한숨만 나온다”고 말한다.

특히 시의장과 지역구 위원장 관계는 얼마전 검찰이 공직선거법 위반(사전 선거운동) 혐의로 두 사람을 재판에 넘겼는데도 어찌 된 영문인지 지금은 아무런 입장 표명도 없다.

나름 묘수인지 꼼수 정치를 하는 것인지는 본인만 알겠지만, 일부 시민들은 “분에 넘치는 옷을 너무 일찍 입혀 준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아직도 김제 시민들을 평생 농사만 짓고 살아가는 아둔한 촌부로 여기고 있는 것인지 모를 일이지만,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면서 제2의 농기구로 여기며 농사 짓는 다는 말은 꼭 전해주고 싶다.

사실 우리 시 곳간은 이미 진작부터 텅텅 비어 있었다는 건 모두가 아는 바였다.

그러나 시의회 조직원들에게는 멀고 먼 남의 나라 얘기였다는 게 이번 업무 추진비 사용 내역으로 드러났으니 시민들이 받았을 상실감은 충격 이상일 것이다.

더욱이 시민단체에서는 “시의회에서 사용한 업무 추진비의 사용 명세들이 아무렇게나 사용한 것으로 밝혀진다면 집행부를 비롯해 관내 모든 출연 기관장 등의 업무추진비까지도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치단체장의 경우 시의장보다 훨씬 많은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는 까닭에 사용처를 더욱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기초의원에게 애당초 거창한 의정활동을 기대하지도 않았다.

외부 투자자들을 끌어와 김제시를 발전 시켜 달라고 한 것도 아니다. 다만 예산 1조 원 시대를 넘어선 우리 시 살림살이가 어디에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복지부동이 만연한 공무원 사회가 일은 제대로 하고 있는지 최소한 견제만이라도 해달라고 한 것이 전부다.

한통속이 돼서 시민들 입방아 대상에 오르내리라고 매년 수천만 원의 고액 연봉 자리를 만들어 준 것이 아니란 얘기다.

혹자는 “우리 시의 자랑이 지평선 축제 말고도 해 질 녘 서쪽 하늘의 석양빛 역시 또 하나의 자랑거리다”라고 얘기하곤 한다. 아마도 붉게 물든 석양빛에서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의 희망이 다시 떠오를 것이라는 심리적인 위안도 내포돼 있다고 보는 것 이 좀더 합리적인 것 같다.

이제 시민들은 말한다.

“시의장님, 내려 갈 때 보았습니까, 올라 갈 때 보지 못한 그 꽃을...”

이래저래 한숨만 깊어가는 초가을 밤이다./박은식 자유기고가(전 전북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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