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한개 짓고 들어가는 돈만 226억'...이상한 신풍동 도시재생사업 계획
'건물 한개 짓고 들어가는 돈만 226억'...이상한 신풍동 도시재생사업 계획
  • 임현철 기자
  • 승인 2020.09.24 2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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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시, 총 사업비 274억원 중 '창업지원센터' 건립 등에 80% 이상 쏟아 붓어
나머지는 리모델링과 테마거리조성 등에 투입...유리와 초콜릿 공작소도 만들어
신풍동 주민들 "이게 도시재생사업이냐, 신풍동의 역사성과 정체성은 뭐냐"
전문가 "공모 선정이 우선 아니다. 눈 감고도 신풍동을 알 수 있는 사업돼야"
김제시는 24일 지하 대강당에서 전문가와 시민 등이 참여한 가운데 신풍지구도시재생뉴딜사업 활성화계획 주민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전문가들은 "김제시가 도시재생사업 공모에 선정되는 게 우선이 아니다"고 지적했다./김제뉴스(202. 9. 24)
김제시는 24일 지하 대강당에서 전문가와 시민 등이 참여한 가운데 신풍지구도시재생뉴딜사업 활성화계획 주민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전문가들은 "김제시가 도시재생사업 공모에 선정되는 게 우선이 아니다"고 지적했다./김제뉴스(202. 9. 24)

김제시가 신풍지구 도시재생뉴딜사업(이하 신풍동도시재생사업)에 대해 주민과의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고 국토교통부의 공모사업 선정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 사업 활성화 계획안을 보면 신풍동의 역사성과 정체성에 맞지 않는 세부 사업이 많고, 한군데 사업에 전체 예산의 80% 이상을 쏟아 붓는 것으로 짜여 시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김제시는 24일 지하 대강당에서 주민 등이 참여한 가운데 김제시 신풍지구 도시재생뉴딜사업 활성화계획안 주민 공청회를 열었다.

김제시가 이날 배포한 활성화계획안에 따르면 시는 총 사업비 274억원(국비 150억 도비 25억 시비 75억 기금 15억 민간 9억1천만원. 부처연계사업비 제외)을 들여 신풍동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에서 시는 신풍동321-2번지에 연면적 6,921㎡(지상 7층 지하 2층) 규모의 신바람 창업지원센터와 신바람 어울림센터 건립 등에 각각 197억원과 29억원 등 총 226억원을 쏟아 붓는다. 이는 이 사업 전체 예산의 82.5%에 해당하는 것이다.

시는 나머지 예산을 사업지구내 상가 리모델링사업 10억원, 신바람 테마거리 조성사업 32억9천여만원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신풍동도시재생사업 전체 예산 가운데 사실상 7층 규모의 창업지원센터와 어울림센터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셈이다.

더욱이 시는 창업지원센터에 유리와 초콜릿 공예교육과 스마트 융합기술교육, 신바람공작소 등을 운영하고, 어울림센터에는 상가위탁 창업지원센터와 수학교실 및 실내놀이터 등을 만들 계획이어서 신풍동 만의 고유 자원을 활용한 도시재생사업은 온데간데없는 사업계획안이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이날 주민공청회 토론자로 나온 전문가들도 우려를 나타냈다.

충남대 강석구 교수는 “(도시재생사업은 공모에) 선정이 우선이 아니다. 선정과정에서 5번의 평가를 받는다. 그 과정에서 모순은 다 드러난다”면서 “(도시재생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추진)하는 것보다 주민들이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이 도시재생을 하는데 가장 중요하다. 신풍동도시재생사업은 돈이 한군데로 쏠려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부사업 중에 테마거리가 있다. (테마거리는) 눈을 감고 여기가 신풍동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왜 여기를 와야 하는지, 신풍동 테마거리를 왜 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 고민은 주민이 제일 잘 안다.”며 신풍동도시재생사업 활성화계획안의 부실을 꼬집었다.

그는 또 “(도시재생사업을) 인위적으로 만들어서는 지속가능성이 없다. 도시재생사업의 또 하나의 목적은 지속가능성이다. (정부가) 5년 동안 돈을 주고 돈을 끊었을 때 (이 사업이) 계속해서 갈수 있는 지속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시가 제안한 (신바람 테마거리는) 지속적으로 먹고 살 수 있는 테마거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영선 전북도 도시재생지원센터장은 “중심시가지형은 도시재생사업의 성패와 이 사업의 목적이 다 집결되어야 한다. 다른 유형과 달리 도시적으로 국가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유형이고 그 도시 자체가 중심성을 회복하는데 있어 크게 기여를 해야 하는 사업 내용들이 구성되어야 한다.”면서 “특히 자원은 무엇이고 신성장동력은 무엇으로 가야할 것인지가 출발점이 되어야 하고, 그게 결국 상권 활성화와 지역활성화, 지역의 공공성회복으로 연결되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실한 활성화계획안에 대해 시민사회에서는 정부 공모사업을 따오는데 급급한 김제시의 행정편의주의적인 사업 추진이 그 원인이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신풍동도시재생사업 주민협의체 한 운영위원은 “신풍동은 일제강점기 수탈의 현장이 시작된 가슴 아픈 지역으로 아직도 그 잔재가 많이 남아 있는 곳”이라며 “이런 역사를 간직한 신풍동에 도대체 유리와 초콜릿이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사업비의 80% 이상을 들여서 건물 하나 덩그러니 짓는 것이 과연 도시재생사업이냐”면서 “아무리 공모사업에 선정되기 위해서라고 백번 양보해도 이건 아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해 이 사업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신풍동도시재생사업은 이도저도 아닌 잡탕 누더기 사업으로 전락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상민(가선거구) 시의원은 “(신풍동은) 일제강점기의 잔재들이 남아있다. 뼈아픈 역사를 교훈도하고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자는 주민의견도 많았는데 웃어버렸다”면서 “인구감소와 고령화, 4차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사회에서 하달식 행정은 도태되기 쉽다. (이번 활성화계획안은) 공모사업 선정에만 급급했다”고 지적했다./임현철 기자(limgi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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