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칼럼]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김제시 정치인
[지평선칼럼]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김제시 정치인
  • 박은식
  • 승인 2020.08.26 17:3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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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만 걸어온 미완의 선장 선택한 것은 아닌지"
박은식 자유기고가/김제뉴스
박은식 자유기고가/김제뉴스

옛 어른들은 석 달 가뭄은 견뎌내도 사흘 장마엔 살지 못한다고 했다.

기나긴 장마에 농심의 마음도 깊은 시름 속에 빠져 그늘진 긴 한숨만 늘어가는 시간이다.

더군다나 8개월째 접어든 코로나바이러스는 시내 골목 상권까지 문 닫게 하는 현실이다.

이처럼 암울한 삶 속에서 나라님이 가난까지는 구제해 주지 못한다는 민초들의 고충 소리가 하루가 멀다고 귓전에 맴돈다.

농도인 우리 김제시 농촌 들판은 논과 밭으로 들어찬 장맛비와 사투를 벌이느라 시름에 빠져 있다.

이들을 따듯하게 보듬어줄 인간적인 정치인 모습은 선거철을 제외하면 평소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다. 이러니 위정자 소리를 듣는 게 아닌가 싶다. 어디 비단 우리 김제시뿐이겠는가.

요즘 김제시의회는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가 평행선을 마주 본 채 치닫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시내는 온통 낯부끄러운 문구의 현수막들로 도배돼 있다.

아이들 손잡고 걷노라면 시선 둘 곳도 마땅히 찾지 못할 지경이다.

이쯤 되면 둘 중 하나는 간판을 내려야 하는 상황까지 내몰릴 것이다.

모 의원이 유력한 시의장 후보인 남성 의원을 주저앉히려고 일부러 소문을 냈다는 호사가들의 입방아 속에서 물고 뜯는 그림은 한편의 동물의 왕국과 같은 자연 다큐를 보는 듯하다.

애초 남녀관계로 시작된 두 시의원 불씨가 전국적 방송을 탔을 때만 해도 의회가 각성하고 수습될 줄 알았다.

그러나 이젠 시의회의 존망조차 거론돼 사면초가로 빠져든 형국이다. 상황이 이 지경까지 왔는데도 우리 시에는 누구 하나 중재하려는 인물조차 찾아볼 수 없다.

하다못해 의회 문턱도 넘어보지 못한 정치인조차도 수습해 보겠다며 피켓 들고 나서는 이때, 정작 키를 쥔 책임감 있는 사람은 뒤에 숨어서 나오지 않고, 애꿎은 도의원들만 분주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집권당은 지방기초 의회까지 점령하겠다는 오만과 욕심이 앞섰고, 수준 미달의 철새 기러기 의원들을 불러 모아 단추를 꿰찬 것이 이처럼 혹독하고 수습 불가의 화를 불러올 줄은 시나리오에도 없었을 것이다.

전북도의 최고 수장이라는 도백은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고, 지역 정치를 책임지고 있는 김제지역위원장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기껏 도의원 둘만 시청브리핑룸에 얼굴 내비치는 게 전부니 말해 무엇하겠는가..

자기 가문 치장에 혈안이 돼 있을 뿐 도통 관심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애써 외면하고 싶은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전국에서 가장 가난한 전북도, 그중에서 우리 김제시는 파산 직전의 살림살이라는 것쯤은 관심 있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다만 모른체 하고 싶을 뿐이다.

공무원 월급조차 주기 어려운 궁핍한 시 살림살이에 수백억짜리 전시관을 짓겠다는데 거수기 역할은 했던 위정자와 집행부들, 정작 필요한 이때 이들은 어디에 있는지 꼭꼭 숨어 나오지 않고 있다.

어른다운 어른을 찾아볼 수 없는 우리 김제시민만 풍전등화 앞에서 애처롭고 가엾다.

우리는 다양한 직업군들 속에서 하나의 사회 구성원들로 이뤄 살아가고 있다.

그 중 잘나고 똑똑한 직업군에는 단연코 정치인이라는데 의문을 제기할 사람은 없을 줄로 안다.

그래서인가, 이곳 김제시에서만큼은 그 잘난 의원들을 단 한 명도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상황이 역전되면 누구보다도 이해타산에 밝은 그들은 주판알 튀겨 가며 언제 등판해야만 이득인지 벌써 계산에 빠져 있음은 삼척동자도 안다.

그런데 이쯤에서 하나 묻지 않을 수 없다.

명색이 직업이 정치인이라는데, 지역 위원장을 비롯해 그들과 동조했던 철새 무리는 작금의 이 사태에 그 흔한 정치력조차 발휘할 줄 모르고 있다.

시간만 축내면서 의회를 몇 달째 파행으로 몰고 가는 이들에게 우리 시는 꼬박꼬박 달마다 세비를 준다는 게 말이 되는가.

일반 회사라면 어림도 없고 당장 보따리 쌀 일이다. 밥값조차도 못하면서 공짜 월급을 받아 가는 얼굴이 참으로 두껍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이러니 시민들 입에서 기초의회 무용론이 나오는 것이다.

건국 이후 지난 흑역사를 돌이켜볼 때 현재의 집권당은 차선이 아니면 차차선이라도 선택해 의회 민주주의를 이끌어 왔건만, 우리 지역은 도대체 누구의 눈치를 보고 있는지 얼어붙은 체 부동자세로 차렷만 하고 있다.

서슬 퍼런 시절에도, 목에 칼이 들어오던 군부독재 시절에도 싹이 보이는 정치인을 길러냈던 저력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

꽃가마 타고 꽃길만 걸어온 미완의 선장을 선택한 것은 아닌지 뒤돌아보게 된다. 아울러 위기의 순간을 헤쳐나갈 내공과 경험, 자질을 충분히 갖췄는지 김제지역위원장이 넘어야 할 정치 시험 무대는 현재 진행형이다.

공직사회의 역할도 중요한 시점이다.

지방 자치구조에서 이들은 단연코 엘리트 집단이란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중엔 정치 공무원, 적폐 세력 등도 존재하겠지만, 자연재해 앞에서 묵묵히 국가의 녹을 다하고 있는 사명감 있는 공무원이 있기에 지자체를 이끌어갈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럴 때일수록 부화뇌동에 휩싸이지 말고 본연의 자리에서 맡은바 업무에 충실할 때 땅 바닥에 떨어진 김제시 위상을 조금이나마 회복하는 길이다.

김제시에는 유독 많은 언론이 판치고 있다. 중차대한 이 시점에서 가감 없이 언론의 역할을 해주면 좋으련만 그러잖아도 쪼들린 시 살림살이에 빨대만 꽂고 있을 뿐 시의회의 주류파와 비주류파로 나뉘어 관망만 하고 있다.

지자체가 주는 곶감이 우선은 먹기 좋고 달콤해 보여도 종국엔 잘 훈련된 한 마리 애완견에 불과하리란 점에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나마 "정치에 무관심할 때 무지한 저들에게 지배된다"며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달라는 몇몇 의식있는 언론사가 시민들에게 올바른 사실을 전해주고 있기에 위안이 된다.

이제 며칠 있으면 기나긴 장마에서 벗어나 우리에게 익숙한 손님이 찾아온다. 바로 매미다.

이슬만 먹고 산다는 매미는 인간에게 전혀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해서 덕충(德蟲)으로 유명하다. 우리 조상들은 매미의 5덕 중 신(信)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비록 7일이라는 짧은 생을 살다 가지만 때 되면 왔다가 때 되면 미련 없이 떠날 줄 아는 신덕(信德)의 가치를 새겨야 할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오늘도 민심조차 보듬을 줄 모르는 의회, 주인을 잃은 의회 의자는 텅텅 빈 채 매미 소리와 함께 기약 없는 내일을 기다린다. 하늘이 보고 있음을 필자만 느끼고 있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란다./박은식 자유기고가(전 전북일보 기자)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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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아영 2021-01-01 12:53:47
글 잘 보고 있습니다. 박은식 기자님 응원해요.

문병선 2020-08-26 19:57:30
이 시국에도 눈치만 보면서 자기 목소리도 내지 못하는 정치 지망생들에게 하고싶은 말 한마디.
정치에서 손 떼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