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술 안주지 급식입니까”...김제시 아동급식 행정 수혜자 ‘분통’
“이게 술 안주지 급식입니까”...김제시 아동급식 행정 수혜자 ‘분통’
  • 임현철 기자
  • 승인 2020.04.23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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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급식 품목 제한돼 수혜자 선택권 없어 사실상 주는대로 먹어야
시내권 공급업체 2개로 제한 독점적 사업...일부 품목 시중가보다 비싸
시, 한해 10억원 쓰고도 욕먹어...바우처카드제 도입 등 보완책 서둘러야
김제시가 유통업체를 통해 지원하는 16일분 8만원짜리 아동급식용 밥상이다. 식료품 대부분 요리로 만들어 먹어야 하는 것들로 나이가 어린 아이들은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는 원성을 사고 있다. 아동급식 제공 품목이 제한돼 있어서 어쩔 수 없다는 게 김제시의 입장이다./김제뉴스
김제시가 유통업체를 통해 지원하는 16일분 8만원짜리 아동급식용 밥상이다. 식료품 대부분 요리로 만들어 먹어야 하는 것들로 나이가 어린 아이들은 '그림의 떡'에 불과해 큰 원성을 사고 있다. 아동급식 제공 품목이 제한돼 있어서 어쩔 수 없다는 게 김제시의 입장이다./김제뉴스

김제시가 결식이 우려되는 취약계층의 아동 등에게 지원하는 아동급식사업이 주먹구구로 이뤄지면서 수혜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23일 김제시 등에 따르면 시는 올해 총 12억여원을 들여 관내 18세 이하 결식 우려 아동을 위해 아동급식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대부분 조손가정이나 한부모 가정, 소년소녀가장 등 사회적 취약계층 아동 1,000여명이 그 대상이다. 주말이나 휴일 기준으로 한 달 8번, 한끼에 5천원씩 계산해 월 평균 4만원 가량의 식료품을 유통 업체를 통해 지원한다.

김제시는 올해 19개 읍면동에 총 5개 유통 업체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수혜자가 가장 많은 시내권의 경우 4개 동에 2개 업체가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아동급식사업은 수혜 대상자들이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도시락이 아닌 소시지류와 두부, 콩나물, 참치 캔, 오리훈제 등의 식료품으로 공급되고, 이마저도 시와 업체가 선정한 품목을 공급하는 이상한 구조로 지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혜자들은 자신이 먹고 싶은 것을 선택할 수 없을 뿐만아니라 평소에 좋아하지 않거나 아예 먹지 않는 것이 포함돼 있어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수령해야 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더욱이 포장된 식료품 등은 대부분 요리를 해야 먹을 수 있는 것들이어서 집에 혼자 있거나 음식을 만들어 줄 사람이 없는 나이가 어린 아이들의 경우 말이 급식이지 사실상 그림의 떡에 불과한 실정이다.

자신이 직접 끼니를 챙겨 먹을 수 없는 아이들에게 지원하는 아동급식사업이 겉돌고 있는 것이다.

학부모 A씨는 “최근 업체에서 준비해 준 아동급식 식료품을 보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우리 아이는 알레르기가 있어 먹지 않는 새우가 들어간 제품이 포함돼 있었고, 어른들의 술안주에 가까운 것들이어서 아동급식이라는 게 무색할 정도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또 “아무리 시에서 무상으로 주는 급식이라고 해도 아이들이 감사하며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을 제공해 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음식으로 만들어 먹어야 하는 식료품을 그것도 마음대로 주며 ‘그냥 주는 대로 먹어라’는 식의 일방적인 행정이 어디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B업체의 경우 일부 품목의 공급가격이 시중가보다 비싼 것으로 알려지면서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일고 있다.

또 다른 학부모 C씨는 “B업체의 일부 제품은 일반 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시중가격보다 많게는 20%까지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왜 내 자식 밥을 먹이는데 아무것이나 비싼 가격에 먹여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처럼 김제시의 아동급식사업에 대한 수혜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어 구매업체 확대와 바우처카드제 도입 등 이 사업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보완 대책이 서둘러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제시의회 한 의원은 “김제시의 아동급식사업이 이렇게 허술하게 집행되고 있다는 것은 큰 문제”라면서 “돈은 돈대로 쓰면서 시민들에게 욕을 먹는 이 사업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해 시의회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제시 관계자는 “아동급식사업은 지방이양사업으로 지침에 의해 지원하고 있다”면서 “아동급식사업에 공급이 제한된 품목이 있어 현재는 아이들이 선호하는 품목을 선정해 일괄적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다양한 여론을 수렴해 개선할 예정이다.”고 말했다./임현철 기자(limgi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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