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나는 밴드왜건인가 언더독인가
[천자칼럼] 나는 밴드왜건인가 언더독인가
  • 임현철
  • 승인 2020.03.31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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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함을 잃고 진정성 없으면 유권자는 마음 돌려
임현철 편집국장/김제뉴스 DB
임현철 편집국장/김제뉴스 DB

밴드왜건(Bandwagon)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의 사전적 의미는 자신의 주관과는 상관없이 다른 사람들의 선택을 따라하는 것을 일컫는다.

1848년 미국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던 자카리 테일러의 선거운동에서 댄 라이스라는 선거운동원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거리 등에서 펼치는 악대차 행렬을 기획했다.

댄 라이스는 맨 앞에 이 악대차를 세우고 흥을 돋우면서 행렬을 이끌었다. 그랬더니 군중들이 아무런 생각 없이 덩달아 악대차 행렬을 졸졸 따라 왔다는데서 밴드왜건이 유래했다고 한다. 자카리 테일러는 이런 선거운동 덕에 대선에 승리해 제12대 미국 대통령에 올랐다.

밴드왜건은 이 때부터 정치적 용어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날에는 ‘시류에 편승하다’, ‘승산이 있을 것 같은 후보를 지지한다’라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이에 따라 일반 대중이 여론조사와 실제 투표 등에서 될 사람을 밀어 주는 대세를 따르는 걸 가리켜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라는 이름이 붙었다.

우리말로는 '편승 효과' 또는 '무리 효과'라는 뜻으로 쓰인다. 옛 속담에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비슷한 의미로 쓰인다. 어떤 무리에서 나 혼자 뒤처지지 않기 위해 그 무리를 따라 가는 것과 같다.

밴드왜건 효과는 경제학 용어이기도 하다. 본래 정치학보다는 경제학의 소비자 연구 분야에서 먼저 쓰였다는 얘기도 있다.

어떤 재화나 상품에 대해 사람들의 수요가 많아지면, 이런 경향을 뒤쫓아가는 새로운 소비자들이 더 많이 나타난다. 유행을 따르거나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배제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심리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밴드왜건 효과는 정치학에선 선거운동이나 여론조사 등에서 우위(대세)를 점한 후보 쪽으로 유권자들이 쏠리는 현상을, 경제학에선 다른 사람의 소비행태에 영향을 받은 소비자들이 그 경향을 따라하며 수요를 증가시키는 현상이다.

언더독(Underdog)이란 말도 있다. 언더독은 투견(鬪犬), 즉 개 싸움에서 진 개를 부른 데서 유래한 말로 ‘생존경쟁에서의 패배자 또는 낙오자, 약자, 사회적 부정의 희생자’란 뜻을 갖고 있다.

패배자와 약자 등으로 아주 어려운 처지에 있거나 어떤 경쟁에서 지고 있는 사람이 은근히 이기길 바라는 동점심에서 나오는 현상을 언더독 효과(underdog effect)라고 말한다.

광고계엔 '언더독 마케팅'이란 것도 있다. 특정 브랜드를 띄우기 위한 것이다. 시작은 초라하지만 희망과 꿈을 이루기 위해 역경을 극복하는 도전정신을 강조하는 마케팅이다. 스토리텔링과 연결해 언더독 효과를 극대화하는 기법이다.

선거에서도 언더독 효과는 자주 등장한다. 투견에서 밑에 깔려 지고 있는 개가 이겨주기를 바라는 것처럼 경쟁에서 많이 뒤처져 있는 사람에게 동정표가 몰리는 것이다.

언더독 효과는 밴드왜건 효과(편승 효과)의 반대라고 볼 수도 있다. 편승 효과는 ‘대세에 줄을 서는 것’, 언더독 효과는 ‘인물론을 강조하며 나를 좀 봐 달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유권자들의 심금을 건드리는 감성적인 접근의 선거기법이 많이 나오는 우리나라의 경우 비교적 언더독 전략이 잘 먹히기도 한다.

제21대 총선거가 막이 올랐다. 김제부안선거구엔 총 4명의 후보가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채비를 끝냈다.

최근 언론사에서 쏟아내는 여론조사의 흐름으로만 보면 전북도내 일부지역을 제외하곤 특정 정당으로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 김제부안선거구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선거 초반 강세였던 밴드왜건 효과를 끝까지 지켜 선거를 승리할 수도 있지만, 어느 순간 언더독 효과의 확산에 기름을 붓는다면 그 결과는 아무도 장담할 수가 없다.

누가 더 진정성을 갖고 낮은 자세로 겸손함을 잃지 않았는지, 내 삶을 누가 더 책임있게 지켜줄 수 있는지 등을 소홀히 하면 유권자들은 언제든지 마음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보름여 앞으로 바짝 다가온 총선. 김제부안선거구 유권자들은 밴드왜건과 언더독 가운데 어떤 쪽을 선택할 것인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임현철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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